이란 전쟁: '이 아이들의 죄는 무엇인가요?'…BBC, 미사일 공습으로 어린이 120명 숨진 이란 미나브 학교 방문

'이 아이들의 죄는 무엇인가요?'…BBC, 미사일 공습으로 어린이 120명이 숨진 이란 미나브 학교 방문
    • 기자, 나왈 알-마가피
    • 기자, 국제수사 선임 특파원
    • Reporting from, 이란 남부 미나브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6 분

이 기사에는 아동 사망 등 보기 다소 불편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마이니 나데미(33)는 예전 학교 건물의 잔해 사이를 조심스럽게 걸었다. 파손된 위층에서는 부서진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아직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몇몇 교실의 밝은색 벽에는 풍선과 꽃 그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나데미는 무엇이 어디에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위층에는 여학생 교실이, 아래층에는 남학생 교실이 있었고, 교장실과 기도실도 있었다.

이란 남부의 작은 도시 미나브에 있는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에서 1학년 여학생들을 가르쳤던 나데미의 교실은 이제 잔해만 남았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한 직후, 이 학교를 겨냥한 공습에 평온했던 토요일 아침은 이번 전쟁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로 바뀌었다. 이번 전쟁 중 민간인 피해 규모 측면에서 가장 치명적인 단일 사건이다.

미나브 검찰청에 따르면, 임산부와 태아를 포함해 총 156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아동이 12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증거는 미군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기지 옆에 있던 이 학교를 공격했음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위성사진 상 해당 기지는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

미국 측은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미국 언론은 군 수사관들은 미군이 의도치 않게 이 공격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벌어진 일의 아픔은 여전히 생생하다. 교사들은 취재진에게 매일 이곳에 모여 기도한다고 했다.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숨진 이들의 유해를 수색하고 있다.

건물 위층은 대부분 무너져내렸다.

나데미는 "이제 이곳을 학교라고 부를 수 없다"며 "죽음과 비통함, 피의 냄새만이 배어 있는 벽들"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이란 당국은 취재진이 이 학교 현장을 방문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들은 이 학교야말로 이란의 군사 및 안보 시스템을 공격했다는 미국 측의 작전이 오히려 민간인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 허공으로 내던져졌습니다'

나데미에 따르면 그날 학교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슬람의 성월인 라마단 기간이었기에 학생들은 기도실에 모여 쿠란을 읽었고, 나데미는 학생들에게 페르시아어 알파벳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고 이란 전역에서 공격이 벌어지자, 교장은 학교를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교사들은 아이들을 데리러 오라고 학부모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

나데미에는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처음 폭발음을 들었을 때 자신이 가르치는 1학년 학생 15명 중 위층 교실에 남아 있던 아이는 단 5명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복도에 있던 그는 서둘러 아이들을 구하러 교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막 나가려던 순간 미사일이 학교를 강타"했고, "무언가 우리들의 머리를 내리쳤으며 … 우리 모두 허공으로 내던져졌다"는 설명이다.

그 후, 교실은 짙은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제 품에 안고 있던 학생들조차 보이지 않았어요. 숨을 쉬기도 힘들었습니다."

이어 또 다른 폭발음과 함께 비명소리, 아이들의 울음소리, 학교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한꺼번에 들려왔고, "순식간에 모든 것이 완전히 파괴"됐다.

그는 "나와 학생들 모두 피를 흘렸다"고 덧붙였다.

연기가 잠시 옅어졌을 때, 나데미는 부상당한 아이들을 아래층에 있던 사람들에게 넘겨준 뒤, 불길과 건물 잔해를 헤치며 학교 정문까지 기어갔다.

그곳에는 부모들이 모여 있었다. 많은 이들이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현장에 달려온 상태였다.

나데미는 처음에는 부모들이 왜 부모들이 학교 건물 쪽으로 달려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충격과 혼란 속에서 모두가 이미 건물을 빠져나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다들 잔해 아래 깔려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나데미는 해당 학교에서 6년간 1학년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그날 목숨을 잃은 학생들과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그가 가르치던 1학년 여학생 아드리나는 어머니와 함께 계단에서 숨졌다. 2학년의 파테마를 비롯해, 나데미에게 알파벳을 배웠던 많은 6학년 학생들도 목숨을 잃었다. 교장, 교감, 체육 교사, 쿠란 교사도 이날 숨졌다.

'제발 아들을 찾아주세요'

몇 분 만에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란 적신월사 소속 직원인 레자 베샤라티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구조대원 중 하나였다고 한다. 당시 자녀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온 가족들로 인해 학교 인근 도로가 꽉 막힌 상태였다.

미나브는 작은 도시다. 레자가 인파를 뚫고 현장에 도착해보니, 친척을 포함해 아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생존자를 찾기 시작했다"는 그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살아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사망자들의 시신은 끔찍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손만 남아 있는 경우도 있었고, 다리만 남아 있는 시신도 있었어요...온전한 시신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에 많은 유가족들이 자녀들의 신발이나 옷차림을 보고 신원을 확인했다고 한다.

베샤라티는 친척 한 명이 현장을 뒤지며 주변 이들에게 "제발 아들을 찾아달라. 아들을 찾아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차마 그분께 아들이 숨졌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모두 그저 울고 있었습니다."

베샤라티는 무너진 건물을 수색하던 중 눈앞에서 본 장면이 지금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며칠간 잠도 잘 수 없었다"는 그는 "눈을 감으면…여기에서 본 모습들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공습에 대한 조사

한편 해당 공습의 세부 사항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도 없이 우선 이란을 비난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군 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미군은 "절대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미 중부사령부 소속이 아닌 인사가 주도하는 고위급 조사도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러 미국 언론은 미군의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예비 조사 결과 미 국방정보국(DIA)이 제공한 구식 정보로 인해 해당 학교가 군사 시설의 일부로 잘못 인식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영상 분석 결과, 해당 학교 옆 이란혁명수비대(IRGC) 단지는 정밀 유도형 '토마호크' 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스라엘이나 이란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순항 미사일이다.

아울러 위성사진에는 학교와 단지 내 여러 건물이 피격된 모습이 포착됐으며, 검증된 영상 자료에도 해당 구역이 여러 차례 공습을 받은 정황이 확인된다.

미군 지도 역시 당시 미군이 미나브를 포함해 이란 남부에서 작전을 수행했음을 확인하고 있다.

과거 위성 이미지를 보면, 이 학교 구역은 과거 IRGC 단지의 일부였으나, 2016년부터 담장이 세워졌고, 별도의 출입구와 마당을 갖추고 있었다.

해당 구역이 학교였음을 나타내는 정보는 온라인에서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공격 발생 몇 달 전에 캡처된 이 학교의 여학생부 및 남학생부 웹사이트 아카이브 스냅샷에는 해당 부지의 주소가 담겨 있다.

지난 5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의회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해당 학교가 "운영 중인 IRGC의 순항미사일 기지 내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수사가 "복잡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이를 "근거 없는 날조"라고 반박했다.

IRGC는 광범위한 군사·안보·경제 활동 외에 일부 지역사회 시설이나 의료 시설도 운영한다. 현지 주민들은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부지가 과거 IRGC 해군 여단의 기지였으나, 몇 년 전부터 군사적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에 따르면 단지 내에는 진료소와 세차장 건물도 있었다.

한편 BBC는 미 국방부와 미군 측에 의견을 요청했다. 관계자들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소식은 없다고 밝혔다.

'양말로 딸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폐허가 된 학교에서 차로 멀지 않은 곳에는 수많은 학생과 교사가 잠들어 있는 묘지가 있다.

매일 저녁이면 가족들은 이곳으로 모여든다.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사진에 묻은 먼지를 닦아낸다. 어둠이 짙게 내린 뒤에도 부모들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기도를 올린다.

묘지 주변에는 너무 일찍 생을 마감한 형제자매들의 묘비 사이로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마수메 메흐란 셰카바디는 9살 난 딸 세타예시를 보려 매일 이 묘지를 찾는다. 종종 밤늦게까지 머물기도 한다.

그는 공습 직후 학교로 달려간 학부모 중 한 명이었다.

"학교 건물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는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연기만이 자욱했다. 아이들의 머리카락이, 한쪽에는 손, 다른 쪽에는 발이 흩어져 있었다. 아이들은 조각난 채 찢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 딸 세타예시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얘들아, 어디 있니?'라고 외쳤다"고 했다.

셰카바디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딸의 사망 소식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딸이 어떤 색 양말을 신고 있었는지 반복해서 묻는 말에 '크림색'이라고 대답했던 것이 기억난다고 했다.

실제로 세타예시의 신원은 양말을 통해 겨우 확인됐다.

이 9살 소녀의 장래희망은 교사였다.

"셰타예시는 소파 위에 인형들을 줄지어 세워 놓고는 '나는 너희 선생님이야. 이제 초등학교에 다니니까 선생님인 거야'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곳의 많은 부모들처럼, 슬픔은 분노와 뒤섞여 있다.

셰카바디는 "트럼프가 파멸되기를, 그래야 이 아이들의 피가 헛되지 않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그저 배우러 학교에 갔을 뿐'

한편 이란 정부는 연설, 국제 포럼, 국영 언론 보도를 통해 이번 미나브 사건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 협상단을 태운 항공기의 이름을, 당국이 이전에 발표한 사망자 수를 따서 '미나브-168'로 명명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이란이슬람공화국에 미군의 군사 작전 관련 주장에 맞서 강력하게 반론을 제기할 기회가 되고 있다.

이 전쟁은 이란 국민들을 양분시켰다.

일각에서는 공습이 시작되자 환호하기도 했다. 이란 현 정부가 과거 반복된 시위 과정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구금하고 치명적인 무력을 행사해 온 데 분노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외부로부터의 군사적 압박이 마침내 정권을 약화하거나 심지어 무너뜨리기를 바랐다.

정부에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나브 공습을 심각한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정밀하고 외과적으로 깔끔한 전쟁'이라는 구상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이란 당국은 외국의 공격에 맞서 자국민을 지키는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내세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미나브의 나데미는 묘지를 찾아가, 예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의 무덤 사이를 거닐었다.

근처 추모 벽에는 그 토요일 아침 집을 나선 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교직원, 학부모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세타예시의 어머니는 여전히 어린 딸의 무덤 곁에 앉아 있다.

그는 "이 아이들의 죄가 무엇이었나. 이들이 무기를 들고 있었나? 이들이 쥔 것이라고는 연필, 책, 책가방뿐이었다. 무기는 전혀 없었다"라며 "이들은 그저 배우러 학교에 갔을 뿐"이라고 했다.

추가 취재: 재스민 다이어

나왈 알-마가피 기자는 자신의 취재 내용이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에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란에서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란에서 활동하는 모든 국제 언론사에 적용되는 제한 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