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거리로 나온 수천명의 '바퀴벌레' 청년들...이들은 누구고, 왜 시위를 벌이나

    • 기자, 마이클 쉴스 맥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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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Z세대 시위대 수만 명이 수도 델리의 거리로 몰려나와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불과 두 달 전 풍자적인 온라인 운동으로 시작된 '바퀴벌레 국민당(CJP)'은 이제 인도에서 가장 주목받는 청년 운동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이들에 대해 살펴봤다.

학생들은 왜 델리에서 시위에 나섰나?

다소 장난처럼 시작됐으나, CJP는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인도서 사회에 불만을 지닌 청년층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바퀴벌레 국민당'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CJP는 실제 정당이 아니다. 이 운동은 30세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가이자 보스턴 대학교 출신인 아비지트 딥케가 주도하고 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다며, "다들 모여서 플랫폼 하나를 시작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 폼을 통해 가입 신청을 받자, 응답 수만 건이 쇄도했다.

이를 계기로 CJP는 본격적인 시위 단체로 발전했다. 지난 7월 9일에는 20일 의회 행진을 예고했는데, 행진 당일 델리에는 수천 명이 모였고 뭄바이와 벵갈루루, 고아 등 다른 도시에서도 수백 명이 시위와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그리고 저명한 공학자이자 시민운동가인 소남 왕축(59)에 대한 당국의 대응으로 인해 이들의 시위는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왕축은 지난 6월 28일, 델리 중심부에 자리한 300년 된 천문대이자 주요 시위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에서 CJP를 지지하며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18일, 당국은 그를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이에 CJP 지지자들은 분노했고, 시위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졌다. 현재 왕축은 병원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왜 '바퀴벌레' 시위대인가?

이 단체명은 청년들이 인도 대법원장 수르야 칸트의 발언에 반발하면서 비롯됐다.

지난 5월 열린 공판에서 그는 언론이나 사회운동에 관심을 두는 실업 청년들을 바퀴벌레와 기생충에 비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자신의 발언은 인도 청년 전체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가짜 학위"를 소지한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바퀴벌레 국민당'이라는 명칭은 2014년부터 집권해 온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 '인민당(BJP)'을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이 운동이 인터넷을 넘어 현실로도 확산하면서, 지지자들은 환경 정화 활동이나 시위 현장에 바퀴벌레 가면을 쓰고 등장하기도 한다.

CJP가 원하는 바는?

CJP는 주로 인도 교육 제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에서 'NEET', 즉 인도 전역의 의과대학 입학 자격시험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지난 5월 3일 수험생 약 228만 명이 해당 시험에 응시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 시험을 위해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준비했다.

그러나 며칠 뒤,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험은 취소됐다.

이는 수험생들에게 큰 타격이었고, 이들은 몇 주 뒤 삼엄한 경비 속에 재시험을 치러야 했다.

이에 대한 분노는 CJP가 시위를 시작한 주요 배경 중 하나다.

CJP와 유가족들은 NEET가 취소되며 약 20명의 학생이 정신적 고통을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한다.

NEET는 2024년에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CJP는 교육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과 시험지 유출 의혹에 대한 더 강력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며,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 주말 왕축이 병원으로 강제 이송된 일을 계기로, CJP 지도자 딥케는 모디 총리의 사임도 요구하고 나섰다.

CJP 시위가 미치는 영향은?

CJP가 교육부 장관 해임과 교육 제도 개편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지만, 이 운동은 분명 인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일 벌어진 시위는 최근 몇 년간 인도 수도에서 모디 정부를 상대로 벌어진 시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또한 다수의 야당 정치인들도 지지하고 있다.

20일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을 접한 '국민회의당'의 말리카르준 카르게 대표는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진압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규탄했다.

'전인도 트리나물 의회당' 소속 마후아 모이트라 의원은 21일 오전 의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시위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사마지와디당'의 아킬레시 야다브 당대표 역시 델리에 모인 학생들과 시위대를 존중해야 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21일, 야당 지도자인 라훌 간디는 이번 시위 진압에 대해 침묵하는 모디 총리를 문제 삼으며 학생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