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왕이다'… 메시는 어떻게 잉글랜드를 침몰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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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엠린 베글리
- 기자, BBC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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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카타르 월드컵까지만 해도 리오넬 메시의 여정은 이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자신도 마지막 월드컵 경기라고 밝힌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35세의 나이에 마침내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로써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입지도 확고히 굳혔다.
그보다 4년 더 전인 31세 때는 주변 사람들까지도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었으며, 결국 그렇게 월드컵 우승 없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재 39세가 된 그는 16일(한국시간) 4강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아르헨티나를 2회 연속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시가 쏘아 올린 2차례의 도움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2대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이번 대회 전체 공동 득점 1위이자, 도움 부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제 아르헨티나는 오는 20일 새벽 4시 뉴저지에서 스페인과 맞붙게 됐다. 메시가 가장 오랫동안 몸담았던 클럽인 FC바르셀로나의 나라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를 두고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며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그가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다수의 스페인 사람도 그를 사랑한다"고 평가했다.
BBC 해설가 미카 리처즈는 "아르헨티나에는 메시가 있다. 바로 'GOAT(역대 최고의 인물)'를 보유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결국에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주드 벨링엄이나 해리 케인이 그러한 순간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이것이 메시가 왕인 이유입니다."
메시는 어떻게 잉글랜드의 희망을 무너뜨렸나

과거 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맹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메시는 선수 생활 동안 한 번도 잉글랜드와 맞붙은 적 없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토마스 투헬 감독과 모든 팬들은 차라리 끝까지 그를 만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이 베테랑 선수는 양측이 치열했던 전반전에는 주로 경기장 중앙에서 뛰며 몇 차례 훌륭한 볼 터치를 선보였다.
하지만 55분, 잉글랜드의 앤서니 고든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아르헨티나는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이 수비수를 더 투입하며 수비벽을 두껍게 쌓자, 아르헨티나는 이후 37분 동안 88%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메시는 우측 윙으로 자리를 옮긴 후 제대로 활약했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또한 경기 후 "메시를 윙으로 기용한 것이 오늘 우리 팀의 신의 한 수"였다고 자평했다.
메시는 이번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9번의 드리블에 성공하고 도움 2개를 기록했는데, 월드컵 토너먼트 단일 경기에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낸 최초의 선수다.
잉글랜드팀은 선수 전원이 성공시킨 드리블 횟수를 모두 합쳐도 7번에 불과했다.
메시는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 공을 7번 터치했는데, 이는 잉글랜드 선수 전체의 터치 횟수를 합친 것과 같았다. 그가 창출한 4번의 득점 기회 역시 잉글랜드팀 전체와 같았다.
이에 더해 그는 경기 통틀어 가장 많은 9개의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점은, 아르헨티나의 두 골 모두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우선 첫 번째 골은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메시는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연공을 연결했고, 페르난데스는 85분 페널티 박스 밖에서 슛을 날리며 1대1 동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메시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헤더가 완성되며 아르헨티나는 역전에 성공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출신인 마이카 리처즈는 "메시는 경기장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공이 발에 닿는 순간 살아난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 천재성이 발휘되는 그 순간이 바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골키퍼 출신인 조 하트는 "잉글랜드 선수들은 멕시코전, 노르웨이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리며 걸어 잠갔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전술에 능한 메시에게 공간이 생겼고, 그는 마지막 15분 동안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습니다."
주장으로 뛰었던 케인은 "경기 내내 대부분 우리 팀은 그를 정말 잘 막아냈지만, 세계 최고의 위협적인 선수들은 언제나 그렇듯 공을 잡으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가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라며 경기를 되짚었다.
메시는 '골든부츠'를 차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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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메시는 월드컵 통산 21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그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으로서 넣은 골은 무려 125골이다.
또 월드컵 21골 중 15골은 그가 35세 생일을 맞이한 이후에 터뜨린 골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만 넣은 골이 8개로, 2022년 월드컵에서 자신이 기록한 7골을 벌써 넘어섰다. 2022년 당시에는 골든부트(가장 득점을 많이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 경쟁에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에 단 1골 차로 뒤졌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메시와 음바페가 총 8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음바페가 속한 프랑스는 오는 19일 오전 6시 3·4위 결정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붙는다.
잉글랜드의 벨링엄과 케인도 각각 6골을 기록 중이어서 아직 골든부츠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은 아니다.
득점이 같을 경우 도움을 더 많이 한 선수가 받게 되는데, 메시와 음바페는 도움 각각 4개, 3개를 기록 중이다.
메시는 올여름 월드컵에서 최다 어시스트 기록자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1위인 프랑스의 마이클 올리세보다 도움 1개가 부족한 상태다.
잉글랜드 대표팀 골키퍼 출신인 폴 로빈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로 작은 마법사"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내내 마법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성공한 골들과 잉글랜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보낸 패스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메시의 기량은 과연 언제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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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2016년, 당시 바르셀로나 소속이었던 29세의 메시가 국가대표팀에서 실제로 은퇴한 적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는 201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 패했고,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도 3차례 고개를 떨궜다.
결국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으나, 이후 결정을 번복해 복귀했고, 코파 아메리카에 나가 2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22년 카타르에서 당시 PSG 소속이던 메시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는 마치 그의 커리어 퍼즐에 마지막 조각이 맞춰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많은 이들이 이 우승컵을 'GOAT 논쟁'을 잠재울 마지막 부분이라고 여겼다. 많은 이들이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를 역대 최고로 꼽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시는 2022년 결승전을 앞두고 "내 월드컵 여정을 결승전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마지막 경기가 결승전이어서 매우 기쁘다. 아주 특별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음 대회는 몇 년이나 뒤에 열립니다. 제가 그때까지 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죠."
그리고 이듬해 유럽을 떠나 MLS의 인터마이애미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이제 서서히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 보였다.
지난해 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했을 때조차도 그가 올여름 월드컵에 참가할지는 불투명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막을 수 없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달라졌다. 잉글랜드와의 4강전 이전까지,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이동한 거리의 47%를 걸어 다녔는데, 이는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메시에 대한 전기를 집필한 스페인 언론인 기암 밸라그에 따르면, 전술적으로 그는 적어도 5번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했다.
메시는 현재 인터마이애미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13경기 연속으로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오는 20일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도 골을 넣거나 도움을 준다면, 2011년 자신이 세운 14경기 연속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될 것이다.
또한 그는 브라질의 전 축구선수 카푸에 이어 월드컵 결승전에 3번이나 출전한 2번째 선수가 된다.
올해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어쨌든 2030년에는 나이가 43세다.
하지만 발롱도르 8회 수상자인 메시에 관해서는 이제 어떤 가정도 섣불리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